가지가 담을 넘을 때

정끝별

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
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
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
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
혼연일체 믿어 주지 않았다면
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

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
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
담을 넘는다는 게
가지에게는 그리 신명 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
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
담 밖을 가둬 두는
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
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 넘어
담을 열 수 있다는 걸
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
그러니까 목련 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
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

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
무명에 획을 긋는
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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• 상황 : 가지가 담장을 넘고 있다
• 태도 : 관조적 태도
• 주제 : 가지가 담장을 넘는 과정과 그 의미
• ~을 것이다가 반복되고 있는데 부정적인 표현을 반복하여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극복했음을 강조하고 있고 1연에서 의인법을 사용해서 가지가 담을 수 있게 하는 내적인 원동력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

  2연에서는 고집 센 비, 밤새 정분만 쌓던 이라 한 부분에서 의인법을 사용하고 있고 ~가 아니었으면 아니었을 것이다라는 이중 부정을 통해 그 의미를 강조라고 있다.

  3연에는 구조 반복으로 담을 넘는 다른 식물들을 열거하고 있고 4연에서는 단어의 형태가 유사한 도박과 도반을 이용해 담을 넘는다는 것의 이중적 가치를 부각함.